함께 숨 쉬는 기쁨

파티를 열고 싶었다.
미국 시트콤에서 보던 그런 장면. 친구들이 집에 모여서 피자를 먹고 음료를 마시고 그냥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유어스페셜 대표는 그 장면이 늘 부러웠다고 했다.
"나도 저런 공간에 속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한국에서는 그런 문화가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처음에는 진짜 단순했다.
"파티할 건데 올래?"
지인 몇 명을 불렀다. 지인의 지인이 왔다. 모르는 사람도 왔다.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연결하는 커뮤니티로 자라났다.
초대했더니 벌어진 일
첫 파티에 발달장애인 친구를 초대한 적이 있다.
대표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혹시 소외감을 느끼면 어떡하지. 비장애인 참가자들이 당황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했다.
"결국 서로 함께 살아가려면 언젠가는 만나야 하는 거 아닐까?"
그래서 특별히 소개하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게 했다.
놀랍게도 정말 자연스러웠다.
행사가 끝나고 그 친구에게 물었다. "오늘 어땠어?"
너무 재밌었다고, 다음에도 꼭 불러달라고 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반응은 비장애인 참가자에게서 나왔다.
한 사람이 대표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늘 장애인분과 처음으로 길게 대화를 해봤어요."

이 한마디가 많은 것을 바꿈.
장애인에게만 이런 연결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비장애인에게도 서로를 만날 기회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직장. 운동하는 곳. 교회. 늘 비슷한 관계 안에서만 살아가다 보니 새로운 관계를 경험할 일이 거의 없다.
모두에게 연결의 공간이 필요했다.
모든 사람이 올 수 있는 공간
모임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어느 날 휠체어 이용자가 오고 싶어 했는데 공간에 계단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
대표는 그게 너무 죄송했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때부터 방향이 바뀌었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형제의 제안으로 성수에 있는 100명 규모 공간으로 옮겼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곳이었다.
유어스페셜은 단순히 모여서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토크 시간에는 장애인 당사자, 전문가, 다양한 연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고 워크숍 시간에는 함께 몸을 움직인다.
그림 그리기. 움직임 워크숍. 운동회. 퍼포먼스.
특히 운동회가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휠체어 이용자가 참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어스페셜은 종목 자체를 다시 디자인했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표는 이것을 "유어스페셜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사람이 시스템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사람에게 맞춰지는 것.
사회적 건강이라는 빈자리
대표에게 웰니스가 뭐냐고 물었다.
"저는 웰니스를 신체 건강만으로 보지 않아요."
WHO에서도 건강을 이야기할 때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을 함께 이야기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적 건강을 많이 놓치고 살아간다.
이 말을 들으면서 이 뉴스레터가 그동안 다뤄온 흐름이 떠올랐다.
소우주는 환경적 건강을 말했고 슬로담은 정신적 건강을 말했고 애쉬우드스파는 신경계의 건강을 말했고 웰니스포유는 신체적 건강의 정밀한 설계를 말했다.
그런데 사회적 건강을 정면으로 다룬 브랜드는 유어스페셜이 처음이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함께 웃고. 움직이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그 자체가 웰니스라는 것이다.
유어스페셜의 슬로건은 "Breath of Joy". 숨 쉬는 기쁨.
"여기 와서 '오늘 좀 숨 쉴 만하다' 그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즐거워야 계속한다

웰니스가 지속 가능하려면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즐거움이요."
단순한 답이었지만 곱씹을수록 무거워지는 말이다.
사람은 즐거워야 계속하게 된다. 운동도. 건강한 음식도. 관계도. 억지로 하는 건 오래가지 못한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것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행복하지 않은 건강은 지속되지 않는다. 즐겁지 않은 루틴은 무너진다.
웰니스포유 대표가 "행복이 건강보다 먼저"라고 말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방향이다.
유어스페셜 대표는 이어서 말했다.
"웰니스가 너무 거창하거나 비싸거나 특별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처럼 소비되는데 사실 더 중요한 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게 가능하다
마지막 질문. 유어스페셜을 통해 전하고 싶은 가치가 뭐냐고 물었다.
"함께하는 건 즐겁다는 것. 그리고 함께할 때 더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는 사람을 효율과 성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하다. 그런데 발달장애인분들이 가진 순수함과 창의성, 전혀 다른 시선은 오히려 우리가 배우게 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유어스페셜은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맞춰지는 디자인을 실험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이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이 뉴스레터에서 만나온 브랜드들을 돌아보면 하나의 흐름이 보인다.
처음에는 개인의 몸에서 출발했다. 운동. 수면. 영양. 신경계.
그리고 점점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다. 환경. 공동체. 관계. 사회적 건강.
이전 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웰니스는 항상 그 시대의 결핍을 대변한다.
지금 이 시대의 결핍은 무엇인가.
기술은 넘쳐나고 정보는 풍요롭다. 개인의 건강을 최적화하는 도구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런데 우리는 외롭다.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만나고 다른 세계의 사람과는 접점이 없고 관계는 효율적이지만 깊지 않다.
유어스페셜이 파티 하나로 시작해서 장애와 비장애를 연결하는 커뮤니티로 자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숨 쉬는 기쁨. 그것이 지금 가장 필요한 웰니스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