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명상을 할까?
잭 도시는 10일간 말을 하지 않는 위빠사나 수행을 한다. 마크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 사옥 전 층에 명상실을 만들었다. 제프 위너는 명상이 자신의 가장 강력한 생산성 도구라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CEO들, 창업자들, 투자자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 왜 매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만들까?
단순히 "마음이 편해져서"라는 이유때문일까? 나는 거기에 더 깊은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에너지 컨트롤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명상은 뇌파를 바꾸는 훈련이다
우리 뇌는 매 순간 전기 신호를 만들어낸다. 이걸 뇌파(brainwave)라고 부른다.
드브로이 관계식에 의하면,물질의 운동량이 클수록 파동의 파장은 짧고, 운동량이 작을수록, 파장은 길어진다. 난 이것이 우리들의 뇌파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실제로도, 평소 우리가 일하고, 걱정하고, 계획을 세울 때, 뇌는 베타파(13~30Hz)를 내보낸다. 빠르고 짧은 파동. 각성 상태. 회의하고, 이메일 쓰고, 마감에 쫓기는 뇌.
명상을 시작하면 우리의 움직임은 줄어들고, 이 파장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곧, 알파파(8~12Hz)로 내려간다. 깨어 있지만, 긴장이 풀린 상태. 눈을 감고 쉬고 있을 때의 파동이다.
더 깊어지면 세타파(4~8Hz)까지 내려간다. 깊은 내면 집중, 창의적 통찰, 감정적 치유가 일어나는 영역이다.
이건 추상적인 얘기가 아니다. 56개 논문, 1,715명의 피험자를 포함한 체계적 리뷰에서 마인드풀니스 명상은 눈을 감은 휴식 상태와 비교해 알파파와 세타파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 대학과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의 공동 연구에서도, 비지시적 명상 중 후두엽에서 알파파가 증가하고, 전두엽에서 세타파가 뚜렷해졌다.
이 연구들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명상은 뇌가 빠르게 돌아가는 베타 상태에서 천천히 출렁이는 알파와 세타 상태로 전환하는 훈련이다.
주파수가 낮아지면, 파장은 길어진다
아까, 이야기 했던 드브로이의 물질파 공식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운동량이 줄어들면 파장은 길어지게 되고, 이걸 뇌파에 은유적으로 적용해보면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파동은 더 넓게, 더 멀리 퍼진다.
파동은 흔히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물질의 이동없이.
파장이 길어지면 물리적으로 장애물을 지고 넘어 더 멀리 전파된다. 명상 중에 일어나는 것도 비슷하다. 평소에 막혀 있던 감각, 감정, 기억, 통찰의 에너지들이 의식 표면으로 올라오고, 흐르기 시작한다. (내 작명센스가 빛나는 순간이다ㅋㅋ)
그래서, 나의 생각은 이렇다. 명상은 내부 에너지의 주파수를 조율하는 행위다. 라디오 채널을 맞추듯, 뇌파를 조정해서 평소에 잡히지 않던 신호를 수신하는 것.
DMN과의 상관관계
그런데, 명상은 단순히 뇌파만 바뀌는 게 아니다 우리뇌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영역이 있는데,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할 때 자동으로 켜진다. 과거를 곱씹고, 미래를 걱정하고, 나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편집한다. 쉽게 말해서, 내 자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역이다. 과거의 기억을 연결한다.
"그때 왜 그랬을까." "내일 회의 어떡하지."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이런 생각들. 의도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잡념들과 관계가 있다. 현대인들은 이것이 과해져서 생기는 문제들을 겪고 있고, ADHD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실제 예일대학의 연구팀은 숙련된 명상자들의 뇌를 fMRI로 관찰했는데, 명상 중 DMN의 핵심 영역인 후대상피질(PCC)과 내측전전두피질(mPFC)의 활성이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이 감소는 명상할 때만이 아니라, 평소 휴식 상태에서도 나타났다. 명상을 꾸준히 한 사람들은 뇌의 기본 세팅 자체가 바뀐 것이다.
결국, 명상은 뇌의 잡음을 잠시 멈추는 훈련이 될 수 있다.
자아의 해체라는 공통 경험
여기서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이 DMN의 연결을 줄일 수록, '자아의 해체'를 경험할 수 있다.
나와 세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 자기(self)라는 감각이 일시적으로 녹아내리는 경험.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기분 이것이 '고타마 싯다르타'가 이야기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결국 그는 명상을 통해 '자아의 해체'를 여러번 경험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현대 과학이 그것들을 데이터로 증명해내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임상적인 믿음들이 데이터로 확실해질때 짜릿함을 느낀다. (변태맞다)
에너지를 컨트롤한다는 것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명상을 할까.
나의 결론은 이렇다.
'명상은 내부 에너지를 컨트롤함으로써, 외부 에너지를 관리하는 행위다.'
오히려,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나머지 시간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언뜻보면 음과 양의 조화, 낮 만큼이나, 밤이 필요한 이유. 이 우주의 질서를 우리는 알고 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뉴스레터에서 명상과 사이키델릭 약물(LSD)이 공유하는 자아의 해체 경험을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위험하지만, 재미있는)